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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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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고르기 김주명 낯선 나라에 막 적응해서 산다는 것은 창작이론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 낯설게 보기 ’ 그 차체이다.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과일 고르기도 그런 경우다. 특히, 바나나 고르기는 몇 번의 낭패 끝에 결국 직접 사는 것은 포하고 ‘ 남이 주는 바나나를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 라는 나만의 소극적인 결론에 도달하였다. 롬복 옆에는 숨바와라는 섬이 있다. 동서의 길이가 400km 쯤 되고, 남북은 들쭉날쭉하며 대부분 사화산 지대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막은 대화산 폭발, 탐보라 화산이 있는 섬이다. 그곳을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중, 작은 시장에 잠시 버스가 정차하자 여러 행상들이 모여들었다. 바나나를 한 가득 펼쳐둔 노점이 한눈에 들어왔고, 아직 서투른 이국생활의 호기심이 발동, 바나나를 살펴보았다. 주인장이 맛보라며 하나 건네는데, 정말이지 달달한 바나나 맛이었다. 일행도 맞장구를 친다. 3 달러를 지불하고 양 손에 들지도 못할 정도의 바나나를 챙겨 들고 숙소로 오니, 종업원이 반기다가 깜짝 놀란다. 바나나 때문인가? 짐을 대충 정리하고 맥주를 들이키며 안주 삼아 바나나를 먹다가 깜짝 놀랐다. 반쯤 삶은 감자를 먹는 식감에 맛은 떫은 감 맛이 아닌가? 아! 시장에서는 입에 살살 녹는 맛인데, 왜 이렇지? 태평양전쟁사의 과달카날 전투에서 미군들이 정글의 야생 바나나를 먹다 ‘ 지옥의 맛 ’ 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스쳐 지나간다. 숙소직원의 말을 빌자면, 이 바나나는 바로 농장에서 수확한 것이라서 적어도 1주일은 기다려야 맛이 든다고 한다. 오늘이 여행 첫날인데, 저 바나나를 먹으려면 일주일이나 들고 다녀라? 물론, 다음날 체크아웃 하면서 숙소직원에게 익으면 맛있게 먹으라고 당부하고 일행은 길을 떠날 수밖에, 그래도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물론, 바나나는 수확해서 한국까지 오면서 숙성되고 맛이 든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어제는 동네 시장에서 바나나 한 묶음만 샀다. 대충 세어보니 10개 정도가 달려있다. 집에 두고 하루에 한 개씩, 맛의 변화를 익히리라! 다음날 아침, 첫 시도를 했다. 역시 떫은 맛, 그대로였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 그렇게 떫은 바나나와 실랑이를 하는 사이 일주일이 지나갔고, 이제 몇 개 남지도 안았는데, 여전히 맛은 떫었다. 왜 이럴까? …(이하 원문 참조)

출처 · www.indoweb.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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