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마당

제 7회 적도문학상 최우수상(수필)

인도웹 아카이브댓글 …한인단체일반
< 수필 부문 - 최우수 > 긴 단상 - 엄마와 딸 어릴 적, 실과 시간에 바느질을 배웠다. 홈질, 박음질, 감침질 …. 바느질을 하려면 바늘귀에 실을 끼워 주욱 당긴 뒤 매듭을 지어 준비해야 하는데 그걸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귀찮았던 나는 실을 최대한 길게 잡아당겨서 한 번의 준비로 모든 바느질을 끝낼 요량이었다. “ ㅇㅇ이는 머얼리 시집 가겠네 .” 무슨 소리인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엄마를 바라보니 엄마가 웃으셨다. “ 그렇게 실을 길게 잡으면 친정에서 먼 곳으로 시집 간댄다. ㅇㅇ이 실 잡는 거 보니 결혼해서 바다 건너 해외로 가겠네 .” 어린 마음에 엄마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은 싫어서 다음번엔 실을 짧게 잘라 매듭지었지만, 바느질을 하다 보면 중간에 실이 다 끝나서 ‘ 아, 그냥 길게 할걸 … .’ 후회하며 새로 바늘귀에 실을 끼우곤 했다. 그날의 기억은 어린 나에게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지 그 후로도 바느질할 때면 늘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중학교 가정 시간, 고등학교 가사시간에 꼭 한 번씩 바느질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때마다 스커트를 만들면서, 미니 한복을 만들면서 내 마음에 따라 실을 잘라댔다. 아무런 근거 없는 속설임을 알면서도 사춘기 아이답게 엄마한테 화가 나면 일부러 실을 더 길게 자르고, 엄마와 사이가 좋은 날엔 귀찮음을 감수하고 실을 짧게 자르면서 엄마와 멀리서 살게 될지 가까이 살게 될지 궁금했다. 30년이 지난 뒤, 실의 길이와 친정까지의 거리 비례설은 낭설이 아니었던지 나는 국내와 해외를 수년씩 오가며 살고 있다. 해외살이 할 때면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이 가장 아쉽기에 한국에 있을 때는 부모님 댁 아주 가까이에 붙어 지내는 내 모습이 어릴 적, 실 길이를 오락가락하며 자르던 모습과 겹쳐져서 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내 아이가 그때의 나보다 훌쩍 커 버렸다. 아이는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며 학교를 다닌 탓에 나와 같은 바느질 숙제를 한 적이 없어서 실을 얼마나 길게 자르고 싶은지 알 수 없다. 지금 한창 수험생 시기를 보내며 예전의 나처럼 엄마가 싫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을 것이다. 낯선 땅에서 새로 적응해야 할 때마다,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아이. 아무리 도와주고 지지해 준다 하더라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부분들은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기에 우리의 이 떠돌이 생활이 지긋지긋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하 원문 참조)

출처 · www.indoweb.org

댓글 …

    제 7회 적도문학상 최우수상(수필) — Inn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