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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파라볼라 - 에세이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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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협-에세이 산책 지붕 위의 파라볼라 문인기 / 시인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아침 산책길에서 나의 시선은 대개 하늘을 향한다. 주택 지붕이 만드는 스카이라인 위 여백에서 하루 중 가장 밝고 깨끗한 눈을 통해 들어오는 생명력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밤 동안 온갖 불순물들이 가라앉아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구름과 햇빛이 가장 맑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아침이다. 동네 이웃집 지붕마다 큰 원형 파라볼라 안테나가 하늘을 향해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며 서있다. 무언가를 호기심으로 일제히 쳐다보는 듯, 사모하는 사람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얼굴처럼 보인다. 그 얼굴은 기다림으로 애가 타 점점 커져서 저렇게까지 넓어졌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녹슬어 앙상해질 때까지 쳐다보는 하늘 끝 방향에는 결코 흐트러짐이 없다. 애초 파라볼라 안테나를 설치할 때 오죽이나 튼튼히 기둥을 세우고 볼트 너트로 곳곳을 조여 요동하지 않도록 야무지게 고정했을까. 그러니 수명이 다하는 연한까지 안테나는 부여된 사명을 따라 바라보라는 한 방향을 졸지도 않고 한눈팔지 않고 지붕 위에서 파수를 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으로 말하면 우직하게 요령을 피우지 않고 주어진 사명의 선상에서 지극히 충성스러운 일꾼인 것이다. 뾰족한 지붕 위 빨간 기와들은 하늘과의 경계에서 파라볼라 안테나를 받쳐 들고 있다. 파라볼라는 높은 위치에 우뚝 서 호령하는 키가 장대한 장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나같이 주택들이 삼각지붕으로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서 원만한 모습으로 기하학적 조화를 이루어 주변을 순화하며 하늘을 향해 팔을 펼치고 있는 자세다. 자세히 보면 모두 하늘을 앙모하고 있어도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이 간혹 있다. 내가 사는 인도네시아 산골마을에서도 대부분의 접시 안테나는 하늘 정 중앙을 향해 설치되어 있는데 어떤 것은 45도 비스듬히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있다. 내 집 지붕 안테나는 우리 동네에서 유일하게 서쪽을 보고 있는 파라볼라이다. 주의 깊게 보는 사람들은 아마 생각할 것이다. 대부분 안테나는 곧바로 하늘 정 중앙을 쳐다보고 있는데 왜 빡 문집의 것은 비스듬히 서쪽을 바라보고 있을까? 바람에 방향이 틀어졌나? 물론 누구나 아는바 그 이유는 시청하고자 하는 전파에 따라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하 원문 참조)

출처 · www.indoweb.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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